[논평] 청소년도 동등한 연대자다

아수나로
2019-07-26
조회수 477

[논평] 청소년도 동등한 연대자다   

-청소년 배제 없는 후원행사를 바란다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법, 문화, 제도가 규정하는 '19금'으로부터 배제되어왔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규제하여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청소년을 동등한 인격을 가진 주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하여 보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청소년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대표적인 '19금'은 바로 술이다. 이 법은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 등을 판매, 대여, 배포,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즉, 청소년에게 술은 '금기' 중의 하나인 것이다.

청소년에게 술은, 술을 마시는 상황과 맥락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경우 비행이자 일탈로 여겨져왔다. 그렇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청소년은 청소년답지 못하다는, '비행청소년'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이 금기는 결국, 함께 술을 마시고 참여하는 행사나 모임에서 청소년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시민단체에서 진행되는 후원주점과 뒷풀이는 대부분 청소년은 참여가 불가능한 술집에서 진행된다.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청소년은 불안한 마음으로 본인이 청소년임을 숨기며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못한다.

최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후원주점에 참여가 가능한지 묻는 청소년활동가에게 '청소년은 친권자(보호자) 혹은 친권자 대리인을 동반하는 경우에만 참여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청소년은 누군가를 동반해야만 참여가 가능한 조건이 있는 것이다. 질문을 한 활동가는 이후 이 조건에 대해 더 많은 청소년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공지를 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조직위는 '이번 후원주점에서만 적용되는 특별 사안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모든 주점에 적용되는 일반 법규'이기 때문에 '별도로 공지를 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어색해보일 수 있고, 마치 후원주점이 특별히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현재 존재하는 통상적인 법규라 하더라도, 청소년 보호법은 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배제에 바탕을 둔 법이다. 청소년이 참여할 수 없는 장소에서 설령 불가피하게 진행을 하게 되었더라도, 그것은 청소년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청소년을 배제하는 선택임을 인정하고, 청소년들이 느낄 박탈감을 고려하며 미리 공지를 하는 것, 또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다.

 시민단체에서 후원행사를 진행하는 가장 큰 목적은, 연대자들에게 후원을 받고 안정적인 운영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다. 술을 마시는 것 혹은 술을 마시기 위해 존재하는 장소에서의 진행이 필수적이지 않은 것이다. 청소년도 소수자/인권단체에 당사자로서 활동하거나 연대자로서 참여할 수 있으며, 후원자로서 금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청소년 또한 동등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운동사회 내에서 법/제도/문화를 이유로 청소년을 배제하는 방식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차별이다. 청소년도 운동사회의 행사에서 환대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시민단체들이 앞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활동을 만들어나갈 때, 지켜나가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배제되는 이는 없는지 함께 고민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19년 7월 26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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