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경상남도교육청의 반대 의견에 분노하며, 경남의 청소년들은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간절히 희망한다 (2012.5.4)

아수나로
201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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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교육청의 반대 의견에 분노하며, 경남의 청소년들은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간절히 희망한다


한 해에 자살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은 350명이 넘는다. 하루에 한 명 꼴이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쓴 유서에는 청소년의 비참한 삶에 대한 분노와 환멸이 담겨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할 정도로 괴롭고 억압된 학교생활을 최소한이나마 보완해줄 방어막이 바로 학생인권조례이다. 그런데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경상남도교육감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제출하고 나섰다.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에 담고 싶어 했던 내용들은 자신의 삶을 빈틈없이 조이고 있는 억압들에 대한 내용이다. 성적이 나쁘다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잘못했다고 할지언정 개 패듯 두드려 맞지 않을 권리, 내 마음이 불편한 일을 하지 않을 권리. 머리끄댕이 잡혀 이발당하지 않을 권리, 내 생각을 표현할 권리, 학교와 사회에 대한 나의 의견을 내고 행동할 권리, 내 문제에 대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뜻이 맞는 친구들과 사회적 활동을 할 권리, 억압 없이 사랑할 권리, 개인의 생각과 사생활이 존중받을 권리, 친구들과 적이 되어 경쟁하지 않을 권리,자신의 상태에 맞게 쉬고 자고 공부할 권리.... 이것들 중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이지 않은 것들을 찾을 수 있는가?


지난 5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10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냥 참고 지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심각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지경인데도 경상남도 교육청은 학생들의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수용하기는커녕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워 경남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다. 경남도 교육청 관료들의 눈에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의 권리를 다투는 존재일 뿐이고, 그들에겐 학생들이 한명의 인격체가 아니라 단지 정해진 틀 안에 순종하도록 ‘지도’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라는 사실에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5월 말이면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이 경상남도의회 교육상임위를 거쳐 경남도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우리는 도교육청의 의견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고통에 찬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도의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들을 비롯한 모든 도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경남학생인권조례가 힘 있게 통과되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혹시라도 도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하거나 폐기되어 학생인권조례를 손꼽아 기다리는 경남의 청소년들과 조례 제정을 위해 마음을 모은 경남도민의 수고가 모두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학생인권조례와 더불어 ‘교권조례’가 추진중이라고 한다. 학생이든 교사든 모든 이들의 권리는 소중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경남에서 추진 중인 교권조례의 일부 내용을 보면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고발, 징계, 전학, 전보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권리 문제를 놓고 학생과 교사가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심히 우려스럽다. 학생을 징계하는 방식을 통해 교권을 세울 수 있다는 인식은 교사의 권리 향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와 학생의 거리를 멀게 만들며 서로를 고통으로 내모는 방식이 될 뿐이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가 서로 상충된다는 인식을 버리고 서로의 권리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간에 발생하는 문제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학교 내의 뿌리 깊은 갈등을 진정으로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학교내의 전반적 인권 향상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경남학생인권조례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청소년들이 희망을 꿈꾸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2. 5. 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창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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