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학생들에 주홍글씨 새기는 생활기록부 기록은 중단하라 (2012.9.12)

아수나로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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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그 내용을 기록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지침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월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사항을 생기부에 기록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폭력사실 생기부 기재 방침을 수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교과부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생기부 기재 방침을 각 지역 교육청과 언론에 재확인했다.


이에 서울과 경기, 광주, 전북 등 인권 침해적이라는 문제제기를 통해 생기부 기재 지침을 거부하거나 보류한 상태이다. 그러나 인천시교육청은 이와 다르게 환영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아수나로 인천지부는 생기부에 학교폭력 사실을 기입하는 것에 대해 다음 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이는 학교기관이 대학입시를 위한 기관임을 명백히 하는 것이다.

학교 폭력 관련 내용을 생기부에 기록한다는 것은 명백히 ‘이후에 받게 될 불이익’을 의도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기록하는 것과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일이다. 게다가 이 불이익은 ‘대학진학’에 있어서 발생하게 된다. 이는 교육기관인 학교가 상급학교 선발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하는 꼴이다.

실제로 예방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 학교 폭력을 생기부에 기재하라는 지침은, 학생들에 대해 교사가 행하는 교육과 생활기록부의 성격을 새롭게 정의하는 지침이다. 학교가 학생을 기록하는 일이 교육의 수단이 아니라 처단의 수단, 그것도 대학진학에 대한 불이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공식화하는 이 지침은 교실붕괴니 공교육 부실이니 하는 말로 표현되는, 이미 무너진 학교에 남아있는 마지막 서까래를 교육과학기술부의 손으로 뽑아내는 일이다.


둘째. 학교폭력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현재 교과부는 권고지침을 두고 대학입시에 영향을 끼치는 수시 학생들 위주로 기입해야 한다는 일선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권고가 얼마나 무의미하고 형평성 조차 없는 단순보복식의 방법인지를 보여준다.

학교 폭력의 문제는 단순한 보복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학교 폭력 문제는 학교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권력 관계와, 당연시 되고 있는 경쟁 구도, 반인권적인 교육 문화가 수반 되어있다. 이를 근절하여 평등하고 인권친화적인 학교 교육 현장을 만들지 않는다면 학교 폭력의 문제는 계속해서 양산 될 것이다.

학교 폭력에 대한 생기부 기입은 대학입시를 위한 경쟁 구도에 보복을 통해 줄 세우기에서 뒤로 밀려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런 방식은 학교폭력을 더 견고히 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과부는 근본적인 문제 의식마저 없는 생기부 기입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한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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