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이름뿐인 학생인권조례는 필요 없다! 제대로 된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 (2013.2.20)하라!

아수나로
20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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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인 학생인권조례는 필요 없다!

제대로 된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


학생인권 후진국이라 불리는 이 나라 학생들의 인권 수준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수많은 학생들이 온갖 인권침해에 시달리며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우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경기도, 광주, 서울 등 몇몇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당해도 어디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많은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사회적 움직임과 흐름이 있어왔다. 그 중 전북교육청에서는 지난 2011년 서울과 경기도 등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역에 준하는 수준의 학생인권조례안을 마련하여 발의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서울에서부터 이어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공격과 논란 속에서 전북학생인권조례는 전북도의회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이후 전북교육청에서는 일부 내용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하여 다시 발의 했으나 이 또한 2012년에 무산되고 말았다.


이렇듯 학생인권조례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과 조례의 일부 내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 계속해서 충돌하는 가운데, 지난달 22일 장영수 민주통합당 전라북도의원이 32명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새로운 조례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우리는 장영수 의원이 ‘학생인권조례안을 둘러싸고 도교육청과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2년 동안 소모적 논쟁만 벌였다’며 ‘논란을 일으킨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했다’는 이 조례안을 과연 학생인권조례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해당 조례안에서는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 ○종교과목 대체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권리 조항, ○학교폭력 이외에 가정폭력, 성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 긴급구조를 받을 권리 조항, ○정규교과 이외 교육활동의 자유 조항, ○휴식을 취할 권리 조항, ○개성을 실현할 권리 조항, ○사생활의 자유 조항, ○정보에 관한 권리 조항, ○표현의 자유 조항, ○자치활동의 권리 조항, ○정책결정에 참여할 권리 조항, ○문화 활동을 향유할 권리 조항 등 수많은 조항들이 수정되거나 삭제되어 버렸다. 해당 조항들의 내용은『대한민국 헌법』,『유엔 아동권리협약』등의 상위 규범에서도 명백히 보장하고 있으며, 먼저 제정된 다른 지역의 학생인권조례에도 이미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특히 종교과목 대체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권리, 일기장이나 개인 수첩 등의 사생활을 보호 받을 권리, 학생의 알 권리를 위해 학교에 정보 공개를 청구할 권리 등은 이미 대법원, 국가인권위원회, 헌법재판소 등의 국가기관에서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다른 지역들에서는 논란조차 되지 않은, 당연한 조항들이 어째서 편견에 찬 일부 사람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전북에서만 예외가 되어야 하는가. 논란되는 내용을 삭제하는 것은 단순히 조례안의 글자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조례안에 담긴 학생의 인권과 권리를 삭제하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에서 인권을 빼버린다면 도대체 무엇이 남는다는 말인가. 만약 정치적인 목적과 논란 속에서 일부 조항이 삭제된 지금의 조례안이 그대로 제정된다면 삭제된 조항에 담긴 권리와 인권은 마치 보장 받지 못하는 것으로서 인식될 것이고, 구멍 난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제한하는 족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전북도의회에서 압도적인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전북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보여주는 안일한 태도에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조례 제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일부 조항들이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정치적 거래와 협상의 대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인권 증진, 보장을 위한 노력은 도의원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학생인권조례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진중한 고민 없이 그저 이름뿐인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여 정치적 업적 쌓기에 급급해 보이는 지금의 민주통합당이 과연 지금껏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정책을 펼쳐온 그 민주통합당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학생인권조례라면 마땅히 그 이름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야 하며, 그래야만 학교 현장에서 반인권적인 문화와 제도를 바꿔내는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인권이라는 가치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며 원칙이다.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편견을 이유로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인 것이다. 만약 전북 학생인권조례가 인권의 이러한 원칙이 훼손된 채 제정된다면 이는 앞으로 만들어질 다른 지역의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적 후퇴에 대한 빌미를 제공하는 등 전국적인 학생인권의 흐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너무나도 크다.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목소리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며 사회적 요구이다. 우리 청소년단체들은 민주통합당과 전북도의회가 제대로 된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해줄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인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적 명분만을 위한 이름뿐인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 전북교육청 발의안은 최소한의 기준이다. 제대로 된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



2013년 2월 20일


경기학생인권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청소년 그룹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반스쿨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전국 청소년 녹색당 플러스 준비위원회

진보신당연대회의 청소년위원회

동성애자인권연대 청소년 자긍심팀

청소년의정치적기본권 ‘내놔라’ 운동본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희망의 우리학교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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