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 충북여중 스쿨미투 가해교사에 대한 유죄판결을 환영한다. -

아수나로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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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충북여중 스쿨미투 가해교사에 대한 유죄 판결을 환영한다.

 2월 7일 청주지법 11형사부는 충북여중 스쿨미투 과정에서 문제제기 된 피고 김00에게 징역 3년과 취업제한 5년을, 피고 노00에게 벌금 300만원과 취업제한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 판단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재직했을 당시 문제제기 한 학생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학생인 피해자가 일반적으로 교사의 성적인 비행에 문제제기 할 수 없는 이유는 용이하게 찾을 수 있다"며 피고 김00의 강제추행죄를 인정했다. 피고 김00이 제시한 생리주기 과제에 대해 재판부는 “교사인 피고가 가산점 부여의 대가로 생리주기를 적으라는 과제를 제시한 것은 평가의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제출을 하게 되는 강제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아 아동복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위 판결은 피해자가 학생이라는 사회문화적 위치에서 갖는 지위 차이 등을 모두 고려했다는 점, 가해자 중심주의를 지적하며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종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했다는 점, 평가 점수와 자신의 존엄에서 갈등하는 상황이 강제적이라 명시한 점, 피해자가 겪은 2차 피해에 피고가 미친 영향의 책임을 양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전적으로 학생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에 감사와 환영을 보낸다.

 우리는 이번 선고가 이제까지 발생한 스쿨미투와 앞으로 이어질 스쿨미투에 또다른 용기가 되리라 믿는다. 스쿨미투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교내에 만연한 성폭력 문화를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성폭력을 저질렀던 교사가 언급된 것일 뿐 이 운동이 교사 개인의 인생을 망치기 위해 진행된 것이 아님을 이 판결이 방증한다.

교육 당국은 스쿨미투를 ‘개별 교사의 문제’로만 처리할 것이 아니라, ‘성폭력 문화’라는 근본을 해결하려 노력해야한다. 이 과정에는 학생이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을 통해 조건없이 문제제기하고, 이것이 학교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 내지 시스템이 조성되어야 하며, 고발당사자가 직면할 ‘2차 가해’에 대한 구체적이고 면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의 폭력행위를 학교 자체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번번히 이어짐에도 진전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학생들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고 노00가 같은 재단 내 남자고등학교로 발령받았다는 점에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학교에서 문제제기 된 교사를 남학교로 발령하는 재단의 행정처리는 '폭력은 권력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한다.  '남학교에서 하던 그대로 여학교에서도 했을 뿐인데 여학교에서만 문제가 되었다'는 주장은 남학교가 이러한 폭력 문화에 고립되어 있음을 극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행태는 비단 피고 노00만의 일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이 폭력에 둔감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이러한 행정처리가 절대 없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쿨미투 고발자를 비롯한 청소년의 말하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폭력을 폭력이라 명명하는 순간들이 이어지도록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2020년 2월 11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주지부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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