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성명] 인천시교육청은 학교구성원인권조례가 아닌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

아수나로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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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은 학교구성원인권조례가 아닌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학생, 교직원, 보호자 3주체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인천광역시교육청 학교구성원 인권증진 조례안(이하 구성원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조례는 학생인권조례 내용 중 주요 권리 조항 일부를 가져와 ‘학생’만 ‘학교구성원’이라고 바꾼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생·교직원·보호자 역할의 서로 다른 위상과 상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학교구성원이라고 통칭하다 보니 해석과 집행에 여러 문제가 있다. 또 여러 내용이 후퇴하여 학생인권을 보장하려는 의도가 상당히 퇴색되었다.


첫째, 학생에게만 법적 기준이 필요한 내용을 교직원, 보호자에게 적용하여 현실과 맞지 않는다. 조례안의 9조(개성을 실현할 권리) 1항에는 ‘학교구성원은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가령 교사는 튀는 옷차림을 했을 때 편견어린 시선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학생처럼 교칙에 근거하여 징계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더욱이 부모·보호자의 경우에는 관련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 구성원조례 14조(징계에 관한 적법절차의 권리)에는 학교구성원의 징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교원의 징계는 상위법령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부모·보호자의 행위는 애초에 학교에서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이 같은 문제가 조례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다.


둘째, 기존 학생인권조례들과 비교해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학생의 참여권과 관련한 내용은 거의 전무하다. 자유권 내용과는 다르게 참여권은 교사·학부모로부터 독립적인 학생의 자치활동이나 자발적 결사에 대한 권리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구성원조례는 ‘학교 자치기구’라고 뭉뚱그릴 뿐 그마저도 어떤 권리를 갖는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이 학생과 관련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두는 학생참여위원회에 관한 근거 규정도 없다. 또한 제5조(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는 '장애 혹은 질병'에 따라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미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종교, 임신 또는 출산, 성적 지향을 비롯해 19가지 사유에 따른 차별 행위가 평등권 침해로 구제 대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른 지역 학생인권조례들에서는 이 기준에 더해 학생이 겪는 특수한 차별로 학업 성적, 실효된 징계 등을 열거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상당히 후퇴한 내용이다.


인천시교육청은 3주체 모두의 인권을 명시하는 조례는 최초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원조례는 학생인권은 물론 누구의 권리도 담아내지 못하는 조례이며, 제정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다. 구성원조례가 진지하게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인권을 어떻게 하면 더욱 확대하고 두텁게 보장할지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나온 것이라 볼 수 없으며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속에 나온 결과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인권을 구체화하여 제시하고 보장하고자 한 것은 학교 현장의 규칙과 관행, 문화 속에서 학생인권 침해가 지속되어 온 고질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교육은 지역에 따라 학생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가 천차만별인 기형적인 상황이다. 각 지역에서 교육청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눈치 보기와 표 계산 속에 학생인권조례안이 폐기 및 부결되거나 주요 내용이 삭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학생인권법을 제정하여 전국적으로 일관되게 적용되는 학생인권의 기준을 만들어라. 또한, 인천시교육청에 요구한다. 학교구성원 인권증진 조례안을 폐기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


2021년 3월 11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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