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부 성명] 청소년이 시민으로 존중받는 인권 있는 부산시를 바란다

아수나로 부산지부
2021-04-07
조회수 299


[부산지부 성명] 청소년이 시민으로 존중받는 인권 있는 부산시를 바란다


2021년도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를 맞이하여


  오늘(4월 7일)은 2021년도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 본선일이다. 이번 선거는 사퇴한 오거돈 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진행된다. 그렇기에 성평등하고 안전한 부산광역시의 전제조건을 마련하는 선거이다. 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선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참여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러한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없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투표를 할 수 없음은 물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 또는 정당을 밝힐 수 없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 또는 정당을 밝히면 ‘처벌 대상’이 된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60조[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 2.미성년자(18세 미만의 자를 말한다.)]에 의한 것으로, 해당 조항은 청소년들의 말할 권리'를 가로막아 왔다. 실제로 2020년 총선 당시, 부산 지역의 한 청소년은 소속 정당에 대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조사를 받아야 했다. 해당 청소년 당원의 소속 지역 당부 위원장은 벌금 80만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2년에도, 2018년에도 후보자 또는 정당을 밝혔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은 경찰 조사 또는 행정조치를 받아야 했다.


 학생들이 일상을 보내는 학교는 어떠한가? 학생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조차 청소년들의 ‘말하기’는 금지되어 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전국 5600여 개 중·고교 가운데 533곳의 규칙을 조사한 결과, 정당 및 정치적 단체 가입을 금지하거나 정치활동을 금지·처벌하는 규칙을 가진 학교가 54.8%(29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는 정치적 중립을 넘어 비정치적인 존재가 될 것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학교 모의 선거 교육을 전면 금지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보장받지 아니하고 있음을 넘어 동료시민으로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매 선거마다 확인한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자는 등굣길에 버스정류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명함도 나눠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청소년은 유권자임에도 자신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유인물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청소년 시민에게 반말을 사용하거나 ‘기특하다’, ‘공부 열심히 해’와 같이 말하는 후보자도 있었다고 한다. 매번 공직선거에서 청소년 시민에 대한 존중은 실종되었고, 그 자리에 청소년의 정치활동에 대한 처벌과 금지만이 남았다.


청소년인권이 보장되는 부산을 만들자.

 우리는 지역 사회에서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고 배제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변하는 부산광역시장을 원한다. 지난해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에서 진행한 ‘부산 지역 정신건강의학과 청소년 불법 진료거부 실태조사’(2020. 9. 18.)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전체에서 부모 동의 없이 청소년이 진료, 처방 등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의원은 전체의 21%에 불과했으며, 부모 동의를 요구하며 기본적인 진료조차 거부하는 의원이 46%, 즉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정신건강 의료접근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청소년의 진료 요청을 거부하는 것을 불법임에도, 부산광역시는 책임을 회피해왔다.


 그 외에도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아동과 청소년의 서비스 이용과 공간 이용 자체를 금지하는 노키즈존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거권은 시민으로서 보장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임에도, 부산광역시 주거 지원 정책에서 탈가정 청소년들은 지원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 부산광역시의회와 부산광역시에서의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 청소년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는 부재하다.


 청소년 시민들의 ‘참정권 없음’은 선거 과정에 개입할 수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과 관련된 공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투명인간으로 지역사회와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역량을 강제로 제한당한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형성되는 선거라는 공론장에서 청소년들의 말하기를 막아왔다. 마찬가지로 이번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도 청소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 성평등하고 안전한, 인권친화적인 부산을 요구하는 청소년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부산광역시장이 청소년들의 삶을 대변하는지, 나이를 비롯한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부산을 만드는지 지켜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선거 이후 이어지는 2022년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소년들이 공직 선거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1년 4월 7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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