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특권이 아닌 모두의 권리를 위해 (2016.11.12)

아수나로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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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이 아닌 모두의 권리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공적인 책임과 권한을 적법하게 부여받지 않은 자신의 측근들에게 권력을 나누어 주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 최순실·정유라 등으로 대표되는 대통령의 측근들은 근거 없는 특권을 누리고 부당한 특혜를 받아 왔다. 박근혜 정부의 각종 결정과 행동들 또한 민주적이고 적법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무책임하고도 불성실한 사유화된 권력에서 유래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 앞에서 모두의 보편적 권리를 말하고, 또 행동하고자 한다.


모두가 누려야  교육에 대한 권리


많은 사람들이 정유라가 입시 등에서 특권을 누려 경쟁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점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권력 남용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처단하고 경쟁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경쟁과 차별을 원리로 한 현재의 교육체제는 더 많은 여유와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덜 불법적인 ‘정유라’들이 생겨나는 구조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경쟁이 더 합법적으로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거나 우리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유라가 누렸다는 특권 중 일부는, 사실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이다. 우리는 차별 없이 존중받으며 우리가 원하는 교육에 참여할 권리를 누려야 한다. 정유라 뿐 아니라 누구나 원한다면 대학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명문’이라는 이름과 등급을 판매하는 곳, 성적을 매기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을 위한 곳이 되어야 한다. 수능 성적이 낮아서, 혹은 돈이 없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는 상황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의 평등한 권리로 보장되기를 요구한다. 노력하면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지탱되는 교육이 아니라, 누구나 행복하게 배우며 존중받는 교육을, 그리고 학생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원한다.


모두가 주권을 행사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청소년을 배제한 ‘성숙한 시민들의 선택’이라던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경시하고 제대로 책임조차 지지 않는 정부를 낳았다. 지금의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이다. 부당한 권력 앞에 침묵하고 소수의견과 약자를 짓밟는 것이 정당화되는 사회에서 권력의 사유화와 비리는 당연하게 발생하는 결과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의 사태를 살아있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선거일에만 시민이 되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상에서부터 사람들이 참여하고 평등하게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모이고 행동하며 만들어가는 진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다시 만들어갈 민주주의에서 청소년을 예외로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수많은 청소년들이 선언을 하고 대자보를 붙이고 거리에서 발언을 하고 시위를 하며 정권의 잘못과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처벌과 위협으로 대처하는 이들,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내보이며 청소년들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이야말로 처벌받고 제재당해야 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들이다. 특히 국가와 교육당국은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참정권 침해를 멈춰야 한다.


청소년의 정치적 행동은 지금이 예외적인 ‘시국’이기에 인정되는 것으로는 모자라다. 청소년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언제든지, 무엇에 대해서든지 생각하고 말하고 모이고 행동하고 참여할 권리가 있다. 현행법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을 청소년에게서 박탈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청소년은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행동하며 사회를 개혁하는 시민으로 살아 왔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살아난다. 지금 청소년들의 행동은 살아있는 진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삶의 표현이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우리는 모두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우리의 힘으로 일구어낼 것이다.


2016.11.12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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