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주도교육청의 ‘건강’ 논리를 앞세운 스마트폰 금지 정책 등에 우려를 표한다 (2015.12.4)

아수나로
2015-12-04
조회수 328

제주도교육청의 건강’ 논리를 앞세운

스마트폰 금지 정책 등에 우려를 표한다


제주도교육청이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며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11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신건강을 위해 스마트폰 반입금지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2016년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고등학교도 2017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공청회에서 제주도교육청은 학생 건강 증진 매뉴얼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학교에 인스턴트 음식 반입이 금지되고, 매점을 폐쇄하거나 건강매점으로 전환하며, ‘도전몸짱’‧‘줄넘기급수제’‧‘1일1km달리기및걷기’ 등을 운영하고,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친구들과 교감할 기회를 제한한다”는 등의 이유로 스마트폰 반입을 금지한다고 한다.


우리는 제주도교육청이 ‘건강’을 앞세워 편견 섞인, 사실상의 학생 규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스마트폰이 학생의 건강에 해롭기만 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것이며, 스마트폰이 친구들과 교감을 제한한다는 인식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SNS나 소셜 게임 등을 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라고밖엔 할 말이 없다. 스마트폰 금지 정책의 이면에는 학생들에게 편협한 학교공부만을 강제하려는 의도가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학교에서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던 적이 있음을 기억하라. 교육청이 건강을 위해서 취할 방법은 학생들이 스마트폰 이용에 관해 더 잘 이해하고 더 바람직한 이용 습관이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권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권을 자의적으로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스마트폰 금지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그밖에도 우리는 제주도교육청이 내놓은 정책들이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인지 우려를 가지고 있다. 학교 내 매점을 폐쇄함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편함이 더해질 수도 있고, 구체적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과체중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도전몸짱’이라는 프로그램 등도 비만 및 외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강화하는 부작용이 있을까 걱정스럽다. 스마트폰 금지와 이런 정책들에 대해서 교육청이 과연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했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을 다시 만들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서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실효성이 부족할 뿐더러 학생들에게 통제와 규제로 다가오기 쉽다. 또한 이런 방식은 자기 건강의 주체인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어렵고, 학교 현장에서의 강요나 강압을 낳을 위험성도 크다. 사실 ‘건강’ 논리를 앞세워서 청소년을 통제하는 것은 어른들의 유서 깊은 몹쓸 습관이다. 우리는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교육감이 자신들을 위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몹쓸 습관을 반복하지 말고 고쳐나가길 바란다. 제주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건강 증진 정책에 인권침해적 내용이 없어지도록 재검토해야 한다.


2015년 12월 4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