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소년들의 삶을 먼저 생각한다면, ‘학습시간 줄이기’를! - 정당들의 학습시간 줄이기 정책 답변에 대한 논평 - (2016.4.12)

아수나로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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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삶을 먼저 생각한다면학습시간 줄이기!

정당들의 학습시간 줄이기 정책 답변에 대한 논평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국민의당, 노동당, 녹색당,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정의당(가나다 순)에 ‘학습시간줄이기’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정책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질의 시점에 연락처를 확보하지 못한 것 등, 실무적 이유 등으로 질의서를 보내지 못한 정당들에는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제외한 정당들이 이에 대해 답변해주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각 정당들의 답변 내용을 공개하면서,각 정당들의 답변과 답변에서 언급한 교육 공약 등에 대한 우리의 분석과 논평을 발표한다.


1. 우선 답변을 한 정당들이 모두 학습시간 줄이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이다. 정당들은 ‘안타까운 일이며 학습시간과 경쟁교육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며 사회체제 전환과 병행되어야’(노동당), ‘강제 학습노동의 실태가 심각한 문제라 여기고 있고 … 오로지 입시경쟁에 목을 매는 교육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준비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음’(녹색당),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과 강제 학습, 지나친 경쟁 교육실태에 대해 전적으로 문제 인식 공유’(더불어민주당), ‘교육 본질이나 학생인권의 측면에서 부적절하며 유감스러운 일’(정의당)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비판한다고 답변한 것에는,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장시간 학습의 문제는 90년대 이전부터 계속되어왔던 문제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잘못된 원인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느낀다.


2. 학교에서의 학습 강요에 대한 대책을 물은 것에 대해 모든 정당들이 문제의식에 공감했지만 상당수가 구체적인 정책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정규 수업 외에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등이 강요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그러한 강요 행위를 명확하게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률 없이 행정적 지침과 지도 정도로만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탓이 크다. 노동당이 친권자‧교사 등의 장시간 학습 강요를 아동학대로 보고 처벌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나, 녹색당의 ‘일정 범위를 넘어선 강제적 학습노동을 금지’, “야자 보충 전면 금지” 공약 정도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책이었다. 그러나 강제성이나 시간에 무관하게 보충수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보충수업’의 의미나 종류에 따라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학습 강요 규제의 필요성에 동의했으나 구체적 정책을 답변하지는 않고 과거 문재인 후보의 대선 공약을 언급했는데, 당시 공약을 살펴도 ‘학습시간 기준 제시’, ‘휴식과 문화 활동에 대한 권리 명시’ 등의 내용이 있으나 학교에서의 학습 강요 문제에 대한 직접적 해결책은 없었다. 정의당은 현행법의 엄정한 적용과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제시했는데, 굳이 조례여야만 할 이유는 없으므로 법률로 학습 강요 문제에 대처할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정당들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보충자율학습 등을 강요하는 일을 명확하게 금지하고 근절할 수 있는 법률에 의한 조치를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


3. 수업시수  수업일수를 줄이고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정당은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는, 교육과정의 내용과 함께 직접적으로 학생들의 수업량을 규정하는 틀이므로 교육과정 개정에서 실질적으로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당들이 구체적으로 연구하여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업일수를 줄이는 것만 검토해보겠다고 했을 뿐 수업시수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정의당은 교육체제를 바꿔 학습량 적정화를 자연스레 달성하겠다고 했으나, 정의당의 교육공약을 살펴보아도 교육체제를 바꿈에 있어서 과도한 수업시수‧일수나 교과의 학습량 등에 대한 문제의식은 충분치 못했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를 줄이는 것 등에 동의한다고 답했는데, 노동당은 수업일수와 주당 수업시간 상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녹색당은 포괄적인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정책이 있음을 피력했다.


4. 야간주말 학습 규제에 대해, 답변한 정당들은 대체로 심야의 사교육 규제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야간자율학습 금지 등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간자율학습 법령 금지, 학원 밤 8시 이후 야간 영업 제한, 주말학원 영업시간 금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답하여 긍정적이지만 다소 유보적으로 보이는 입장이었다. 정의당은 심야 학원 제한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봤으나 학습량과 학습시간은‘체제를 바꿔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법’이 적절하다며 그 밖의 제한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여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동당은 ‘학교의 야간자율학습 금지, 주말 중 자율보충학습 금지’, ‘초중고교생 대상 학원에 일요일과 공휴일 휴무제’를 공약했다. 녹색당은 ‘심야학원교습금지’, ‘야자금지’를 교육공약에 담았다. 학습시간에 대한 적정 기준을 정하는 것은 과도한 장시간 학습이 일반적 문화처럼 자리 잡은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므로 야간학습과 휴일학습 등을 규제하는 조치가 있어야만 실질적 의미가 있다. 정당은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정책 제시와 정치활동을 통해 사회적 논의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정당들이 야간‧주말의 제도적 학습을 규제할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주길 바란다.


5. 시험체제 개혁적정한 학습시간 제시와 장시간 학습의 유해성 홍보  학습시간을 줄이는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에 대해서는, 모든 정당들이 어느 정도 공감을 표했다. 노동당은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고 답했고 초등 일제고사 폐지를 교육정책에 넣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 외 다른 시험(평가)체제나 학습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 등에 대한 구체적 안은 답하지 않았다. 녹색당은 시험 및 평가 체제 개혁에 동의한다고 하며 국가 수준 일제고사의 폐지와 함께 초등에서의 학급 단위 성취도 평가와 중등에서의 서술식 평가로 대체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서열화 교육을 벗어날 방안으로는 적절하겠으나 교사의 서술식 평가가 교사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 방향이 될까 우려되는 점도 있어서 더 검토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적정 학습시간 상한선 제시 장시간 과중한 학습의 유해성 홍보 등을 위한 정책 및 특별법 제정 적극 동의’라고 답하고 시험체제 개혁 등에 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교육공약에 그런 의지와 계획을 담고 있다’라고 답했으나, 실제 교육공약을 살펴본 결과 구체적으로 적정 학습시간 상한을 제시하거나 시험체제를 개혁하겠다는 내용은 제시되어 있지는 않았다. 장시간 학습 현실을 탈피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교육현장에서 장시간 학습의 압박을 받는 것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꼭 필요하다. 정당들이 교육적이고 인권적인 평가 방법에 대한 정책과, 장시간 학습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을 갖게 할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6. 입시제도 개혁과 사회적 차별금지 에 대해서, 정당들은 취지에 동의했으나 세부적으로는 구체성이나 방안에 차이가 있었다. 정의당은 ‘고등학교만 마치고 사회에 진출해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임금이나 처우 면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나라’를 제시했으며, 정책으로 대학‧고교 서열화 해소 등을 공약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학력차별금지법은 발의한 바 있다고 답했고, 대입시험 자격고사화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녹색당은 학교 밖 교육기관 지원, 대학통합네트워크를 통한 서열화 해소, 기본소득 및 학력차별금지법 등을 공약했다. 노동당도 기본소득을 공약한 바 있고, 질의에는 대학서열화 폐지를 위해 사립대학 공영화를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사립대학을 공영화‧국공립화하는 것만으로 대학서열화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스러웠다. 입시제도 및 대학서열화 문제, 학력학벌 차별 문제 등은 오랜 시간 동안 논의되어온 문제이니만큼 정당들이 더 깊이 있고 종합적인 정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의 교육권을 핵심 가치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7. 청소년의 여가권  문화적 권리  개선 정책에 대해서는, 노동당은 ‘청소년 관련 공공시설과 예산을 증가시키겠다’고 답했고, 정의당도 ‘공공청소년기관‧시설 및 인력 확충’을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녹색당은 ‘대안학교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체계 수립’과 학교 밖의 다양한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공약이 있으나 그 외에는 관련 정책을 찾을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따로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고, 전체 공약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확대, 문화인프라 확대 및 유청소년을 위한 스포츠체험센터 확대를 포함시켰다. 공공성 있는 청소년들의 여가 시설과 여가활동의, 문화활동의 기회가 부족한 것은 청소년의 쉴 권리, 놀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현재 청소년의 문화활동 및 사회활동에 대한 시설 수나 예산 등은 법에서 정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에 관한 예산이나 정책이 종종 후순위로 밀려나고 제대로 고려되지 않는 현실에서, 정당들이 더 종합적으로 청소년의 삶과 이에 관한 정책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8. 정당들은 대체로 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학습부담과 학습시간이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의식에 비해서 정책의 구체성이나 종합성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구체적 조치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거나 망설이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청소년 집단이 선거에서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정책적 역량을 투여하지 않거나 부담을 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면도 있다.

청소년들을 교육의 대상이나 ‘미래의 인적 자원’이 아닌 한 명의 인간이자 시민으로서 본다면, 그래서 청소년들의 삶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학습시간줄이기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학습시간줄이기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교육정책 그 이상의 포괄적인 상황인식과 문제의식, 그리고 정책들이 필요하다. 각 정당들이 청소년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새로운 관점에서 정책을 마련하거나 기존 정책들을 보완하기를 바란다.


2016 4 12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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