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부산시교육청의 고등학교 여름방학 0교시/토요일 보충수업 금지 지침을 환영한다. - 그러나 제대로 된 청소년의 휴식권, 여가권 보장을 위해 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2014.7.3)

아수나로
20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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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의 고등학교 여름방학 0교시/토요일 보충수업 금지 지침을 환영한다.

그러나 제대로  청소년의 휴식권여가권 보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부산지역 일반고등학교의 ‘0교시’보충수업, 토요일 보충수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2014학년도 여름방학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 운영 지침’을 각 고등학교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와 동시에, 방학 중 보충수업 기간에는 정규수업 진도를 나갈 수 없게 되고, 방학 중 보충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이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이는 학생의 건강권과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이런 기초적인 정책은 진작에 시행되었어야 하는 정책이다. 2013년 아수나로 부산지부가 부산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62.8%의 학생들이 강제적인 보충수업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내용의 조례는 교육청의 재의요청으로 시의회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부산광역시는 전국적으로 몇 손가락에 들 정도로 학생인권 상황이 나쁜 도시가 되어버렸다. 학생들에게 인권을 가르치고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데 힘을 써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인권탄압에 나서는 것이다. 21세기가 되고 십여년이 더 흐른 지금조차도, 까까머리의 학생들은 교사의 체벌을 두려워하며 강제 보충수업 동의서에 동그라미를 치고 있다.


물론 고등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27분이라는 통계청의 조사 결과와 같이, 이러한 지침은 살인적인 입시경쟁을 겪고 있는 부산지역 고등학생들에게 어느정도의 ‘숨통을 틔우는’ 정책이 되긴 할 것이다. 어쨌거나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지기는 할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밝혔듯, 이는 지극히 당연한 정책이며, 오래전에 이미 시행되었어야 할 정책이다. 이런 아주 기본적인 내용의 지침이 ‘학교의 자율권 침해’ 따위의 이름으로 논란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우리는 이에 멈추지 않고 더 폭넓은 휴식권/여가권의 보장을, 방학 보충수업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한다. 너무 더울 때, 또는 너무 추울 때 학교를 가지 않고 ‘쉬는’것이 방학의 의미인데, 방학 때 보충수업을 학교가 나서서 진행한다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지나치게 긴 수업시수로 인해 방학이 짧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짧은 방학조차 보충수업이라는 이름으로 활용되면 도대체 고등학생들은 언제 쉬라는 것인가? 방학 중 보충수업은 고등학생들이 교육 본연의 가치를,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휴식권을 잃어버리게 만들고, 그들이 인간이 아닌 입시경쟁을 위한 기계로 끝없이 복무하도록 부추긴다.


부산시 교육청의 이번 지침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방학 중 보충수업 문제의 본질인 “쉬어야 할 방학에 왜 쉬지 못하고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아야하는가?”에는 문제의식이 닿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휴식권과 같은 학생인권의 더 폭넓은 보장을 위해 힘쓸 것이고, 부산시교육청의 이후 행보를 감시할 것이다.


2014 7 13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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