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된 ‘2015개정 교육과정’ 철회하라! (2015.9.22)

아수나로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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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 교육과정도대체 무슨 학습부담을 덜었다는 것인가?


<2015 대한민국 초중고등학생 학습시간과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학생 69.3%가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학교와 사교육이 끝나고 집에 가서 쉴 수 있는 평균적인 시간은 초등학생이 오후 7시 7분, 중학생 오후 9시 7분, 고등학생 오후 10시 36분으로, 초중고 모두 평균적인 직장인들의 퇴근시간 보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쉴 수 있는 상황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에 11시간에서 13시간 가량을 공부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나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학교수업의 분량이 많고 난이도가 어렵다’ 등의 불안에 시달리며 부담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교육부가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그 명분과 방향으로 “교과별로 꼭 배워야 할 핵심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학습내용을 정선하고,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을 개선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며 학습부담 완화를 제시해 왔다. 교육부 또한 학습부담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을 뜯어보면 왜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말로는 ‘학습부담완화’,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외치지만 교육과정 개정의 내용을 보면 그 무엇도 근본적으로 바뀐 게 없다. 교과별 학습내용에서도 여러 교육단체들이 지적하듯 어려운 개념들이 상향이동 되지 않거나, 여러 내용과 개념을 압축시켜 놓아,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덜어질 것이다’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거 같다’ 같은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현재의 길어도 너무 긴 수업시수/수업일수를 축소하는 것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업시수/수업일수를 줄이려면, 교과과정의 과감한 축소와 개혁이 필요하지만,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소프트웨어, 안전 등의 교과를 신설하면서 매주 수업시수가 1시간 이상 늘어나는 등 오히려 교과가 늘어남에 따라 수업시수 또한 늘어나면서 새로운 학습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불어 주입식교육이 아닌 ‘개념 중심의 학습’ ‘토론학습’ ‘참여학습’ 등 듣기엔 참 좋은, 다양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주입식교육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줄세우기식 시험/평가, 고교/대학서열화 등 꾸준하게 지적된 무한경쟁을 조장하는 입시경쟁교육정책에 대한 그 어떠한 근본적인 대책도, 변화도 마련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학생들에게 여전히 장시간의 과도한 학습, 입시경쟁교육을 강요하면서도 책도 많이 읽고, 토론도 열심히 하고, 참여해서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교육부가 밝힌대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의 과도한 교육과정에 꾸역꾸역 쑤셔넣기를 멈추고, 무리한 교과과정과 수업시수/수업일수부터 덜어내야 한다. 상상력이든, 창조력이든 사람이 충분히 쉬고, 놀고, 자고,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한 능력이다. 지금 필요한 교육과정 개정은 학생들이 잠을 자고 쉴 수 있는 교육,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한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보장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졸속적인 개정을 철회하고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라!


특히나 이번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충분한 연구와 의견수렴 절차도 없는데다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과정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졸속으로 강행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앞으로 자신이 배우게 될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된 교육과정이 반영된 교육을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개정을 졸속으로 강행한 교육부장관인가, 아니면 교육과정 개정을 압박하는 대통령인가? 새로운 수익사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교육업체인가, 혹은 자신들이 원하는 노동력을 만들고 싶어 하는 기업인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교육을 받는 사람은, 개정된 교육과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은 바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제대로 된 절차와 과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면, 최소한 당사자의 의견을 묻고 결정하는 과정은 기본이 아닌가?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만든 교육과정이 어디 2015개정교육과정뿐이겠는가. 하지만 그 결과를 보자. 학생들도, 교사들도, 학부모들도 죽어나가는 실패의 연속일 뿐이었다. 당사자 학생들이 감당할 수 없는 교육과정, 학생을 일방적인 교육의 대상으로만 본 채, 당사자의 고민, 어려움, 의견을 배제한 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실패를 반복하기 위해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정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학생들의 인권과 삶의 문제가 고려조차 되지 않은 채 만들어진 ‘2015개정 교육과정’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힌다. 교육부는 졸속으로 추진되는 교육과정개정 고시를 즉각 철회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제대로 된 교육과정개정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2015.09.22.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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