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그 어떤 체벌도 허용되어선 안 된다! 모든 체벌을 금지하라! - 체벌로 인한 순천 고등학생 A씨의 뇌사 사건에 대하여 (2014.2.25)

아수나로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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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체벌도 허용되어선  된다모든 체벌을 금지하라!
체벌로 인한 순천 고등학생 A씨의 뇌사 사건에 대하여


2월 18일 아침, 순천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청소년 A씨는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30여명의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실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스스로 부딪쳐야 했다. A씨가 머리를 살살 부딪치자 담임교사는 A씨의 머리채를 잡고 A씨의 머리를 세게 2~3차례 벽에 찧었다. 또한 같은 날 오후, 담임교사는 청소시간엔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20여m 복도를 오리걸음으로 걷는 벌을 받게 했다. A씨는 그날 오후 친구들과 저녁에 다니던 사설 체육관에서 몸 풀기 운동을 하는 중에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학교 측은 뇌사의 원인은 체벌이 아니라며 A씨가 18일 당일 조퇴한 기록이 담긴 출석부를 제시하였으나, 조퇴 기록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사건을 축소 및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족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이에 경찰은 “체벌과 뇌사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학생의 머리를 벽에 찧게 한 행위 자체가 교육적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며 22일 담임교사를 입건했다. 언론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앞 다투어 보도했고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을 접한 사람들은 “이건 너무 심했다”, “체벌이 아니라 폭력이다”, “도가 지나쳤다”는 등 체벌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나 교사가 너무 심해서 체육교사가 꿈이었던 학생만 불쌍하게 되었다는 식의 얘기를 하며 분노했다.

굳이 법 조항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누구나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등의 행위가 폭력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나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교사/부모/어른이, 학생/자녀/아이를 때리는 행위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교사의 변명과 학교의 책임 회피, 경찰의 입장뿐만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언론을 통해 접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별반 다를 바 없다. 과도한 체벌과 과도하지 않은 체벌을 구분하고, 폭력과 체벌은 별개이며, 체벌을 교육적인 목적으로 교사가 행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은가. 과도한 체벌과 과도하지 않은 체벌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체벌은 그 심한 정도에 관계없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폭력과 다를 것 없는 폭력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벌을 교육적인 목적으로 교사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하는 것은 단지 '교육'이라는 핑계로 폭력을 합리화하는 억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과잉된 체벌'로 이번과 같은 일들이 불거져 나왔을 때, 교사의 권위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 않고 특정한 개인의 일탈이라고만 바라보는가. 왜 학생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학생 집단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이런 문제는 단지 개인의 문제라고 속단하는가. 이는 마치 '무서운 십대'를 강조하는 기사 제목마냥, 학생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교사는 그럴 리 없다는 편견에 근거한 판단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권력 차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문제가 되는 개인을 처리하고 덮고자 하는 피상적인 판단이기도 하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판단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집중된 교사의 권력을 제도로 규제하고, 더 나아가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보다 평등하고 인권적인 관계로 바꾸어나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A씨의 사례와 같은 비극이 처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체벌 금지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하긴 했었는가. 학교 현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체벌을 빙자한 폭력과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이번과 같이 사망 사례가 발생하는 등 자극적이고 뉴스거리가 될 만한 소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잖은가. 교육부는 오히려 체벌 금지가 포함되어 있는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려할 때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체벌은 금지하지만 '직접 때리지 않는 형태의 체벌은 허용되는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유권해석으로 상위법 위반을 운운하고 학생인권조례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조례 시행을 방해하지 않았었는가. 과연 현재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 법적으로 현재 체벌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얼마나 홍보하고 교육하고 있으며, 체벌금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한 번 따져 묻고 싶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과잉 체벌'은 일부 문제 있는 교사들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라며 넘어간다면 다 되는 일인가.

분명 순천에서 있던 이 비극적인 일은 담임교사와 학교, 그리고 도교육청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젠 당연하게 물어야 할 책임을 묻는 것 그 이상을 넘어야 하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폭력으로 학생들과 청소년들을 죽일 것이고 그 때마다 그저 문제된 이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죄책감을 덜 것인가.

이제 더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것도 지겨우니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말한다. 모든 체벌을 금지하라!

2014 2 25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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