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통제 스마트폰 앱 ‘아이스마트키퍼’ 보급을 철회하라! (2014.4.16)

아수나로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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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통제 스마트폰 앱 아이스마트키퍼’ 보급을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 2학기부터 ‘아이스마트키퍼’라는 스마트폰 앱을 일선 학교에 보급하기 위해 서울시내 11개 학교에서 시범 운용을 시작하였다. 아이스마트키퍼는 학교나 가정에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고,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이스마트키퍼 시범운영을 2014년 2월에 끝마치고 4월부터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우리는 아이스마트키퍼에 대한 소식을 처음 접하고 난 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는, 아이스마트키퍼는 앱 자체가 학생에 대한 통제와 인권침해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이런 앱을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서울시 각 학교에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서 아이스마트키퍼를 시행하면, 학교는 아이스마트키퍼를 설치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아이스마트키퍼의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 학생들의 여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인터넷 이곳저곳에서 아이스마트키퍼에 대한 불만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아이스마트키퍼에 대한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심지어는 아이스마트키퍼를 무력화하는 앱이 등장했다. 이는 학생 대다수가 아이스마트키퍼의 인권침해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시교육청은 언제까지 학생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정책을 펼 것인가.


실효성도 없고 접근 방식도 잘못된 정책아이스마트키퍼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생 통제 앱 정책을 시행하는 근거로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학교의 입맛대로 통제하겠다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발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실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중독과 그 문제에 대한 뚜렷한 정의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설령 일부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과 치료가 필요한 문제이지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일괄 통제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해 아이스마트키퍼 앱을 일괄 설치하는 것은 지나치게 막연하고 광범위한 규제이다.

통제 정책의 또 다른 근거로는 '스마트폰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있다. 수업시간 중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통제적인 방식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 휴대폰 사용은 교사가 권위로 강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물관에서 자신의 설명을 듣지 않고 휴대폰을 만지는 방문객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안내원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방문객에게 자신의 설명을 듣도록 강제하는 것이 ‘생활지도’가 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수업 또한 듣도록 강제할 수 없다. 1교시 내내 수업에 쉼 없이 집중하기를 강요하는 지금의 수업방식은 그저 학교에 녹아있는 폭력성과 교사의 권위주의를 드러낼 뿐이다.

또한 정작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한다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손발을 묶거나 눈에 물파스를 발라 졸음을 가게 하더라도 학생의 자발성이 없다면 수업 참여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원인은 학생들을 끊임없이 낙오시키고 줄 세워야 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과 열악한 교육 여건,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학교 구조 등 스마트폰이 아니라 다른 데에 있다. 이런 문제들은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끊임없이 통제한다고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


현행 법률 및 조례와도 충돌하는 아이스마트키퍼

아이스마트키퍼는 현행 법률 및 조례와도 충돌한다. 첫째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13조(사생활의 자유)에는 ‘학생은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이 침해되거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아이스마트키퍼는 통신의 자유를 비롯한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4항에 의하면 ‘학생이 제·개정에 참여한’ 학칙을 근거로 하지 않는 이상, 학교는 휴대전화의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아이스마트키퍼를 보급해서 학교가 아무런 근거와 절차 없이 마음대로 학생의 스마트폰을 통제할 수 있도록 방조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위반이다.

또한, 아이스마트키퍼는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할 소지도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1항에 의하면, 통신비밀보호법 또는 형사소송법, 군사법원법에 근거하지 않고서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통신을 방해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스마트키퍼는 통화를 방해하고 차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과 아이스마트키퍼 개발사(넷큐브테크놀로지) 측은 아이스마트키퍼 설치가 당사자의 동의하에서만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이스마트키퍼를 시범 운영한 학교 다수가 학생 당사자의 실질적인 동의를 받지 않았다. 심지어, 서울시교육청의 아이스마트키퍼 동의 가정통신문 예시도 학생의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스마트키퍼가 당사자의 동의하에 시행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학생 스마트폰 통제의 본질

학생 스마트폰 통제의 핵심은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요구를 드러내는 것이다. ‘중독’이라는 단어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면서,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성실한 학생과 스마트폰에 빠진 나태한 학생을 대비시킨다. 이는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에 ‘중독’이라는 굴레를 씌우면서 문화·여가·취미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을 몰아세우고 압박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이스마트키퍼 역시 학생들의 휴식권과 정보인권,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핸드폰 통제 정책’의 일부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통제로 점철된 아이스마트키퍼 보급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아수나로 서울지역모임은 서울시교육청의 학생통제앱 아이스마트키퍼 정책을 철회시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통제앱 아이스마트키퍼 퇴치 서명운동’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행동을 이끌어낼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역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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