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지막 경고 : 낙태죄 전면 폐지 집회> 참가 및 발언

아수나로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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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모두의 페미니즘 SNS


지난 11월 15일, '모두의 페미니즘' 에서 주최한 <마지막 경고 : 낙태죄 전면 폐지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15일은 정부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루 앞둔 날이었는데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도 불구하고 낙태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안에 대해서 함께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이번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만 16세 미만의 모든 여성 청소년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임신 중지를 할 수 있다고 나타내, 보호자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여성 청소년을 더욱 위험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아수나로 서울지부의 정김(양말)님이 이에 대해 발언해주셨습니다.


발언문 전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19살 청소년 활동가 정김입니다. 저는 청소년에게 이번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작년 18살이었던 저는 제가 있던 한 오픈채팅방에서 급하게 들어와 임신을 한 것 같다고 걱정한 익명의 동갑내기 여성을 기억합니다. 그 뒤에도 수차례 이어진 여성 운동과 청소년 운동을 하는 저에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임신을 한 것 같은데 어떡하냐는 청소년들의 전화들을 기억합니다. 겨우 사회운동을 하는 친구니까 뭔가 알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며 저에게 온 전화들에게 미프진을 알려주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무기력했던 나날들이 생생합니다.

  많은 언론들은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이번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청소년이 부모의 동의 없이 낙태를 할 있는 안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입법예고안을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16세 미만의 모든 청소년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만 임신 중지를 할 수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의 부재, 혹은 폭행/협박 등의 학대로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이를 입증할 '공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대를 입증할 공적 자료를 받는 길부터가 아동학대범죄 관련 법률에 의거한 사법적 절차를 걸쳐야 해 험난합니다. 저는 아직도 한 청소년의 부탁을 받아 가정폭력 상담을 대신 받았다가 들은, '물증이 없으면 가정폭력을 입증하기 어렵다. 좀 참고 기다렸다가 성인이 된 뒤에 독립하라'는 답변을 기억합니다. 극단적으로 눈에 띄는 폭력이 아니면 학대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대 상황에 처해있지 않은 청소년 역시 법정대리인의 허락 없이 자신의 의지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사 우리가 지금 미성숙해서 스스로의 손으로 직접 임신중절을 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우리의 탓이 아닙니다. 청소년에게 성적자기결정권을 빼앗고 성적 정보를 차단시킨 것을 반성하세요. 그리고 우리의 임신중절을 막는 게 아닌 청소년이 임신/출산/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십시오.

  청소년에게 필요한 보호가 과연 모든 면에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는 것일까요? 청소년의 섹스가 허락되지 않는 사회에서 과연 청소년은 법정대리인에게 낙태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몰래 숨기고 숨기다가, 14주가 넘어가 또다시 불법 임신 중지를 선택해야하는 청소년이 정말 없을까요? 정신과 진료조차 부모 동의가 없으면 의사 맘대로 진료 거부를 당하는 청소년들입니다.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따른 인공임신중절 진료 거부를 인정하면, 청소년들의 임신중절수술을 거부하는 의사가 생기지 않을까요?

  청소년이 말합니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고, 청소년의 몸은 청소년의 것이며, 내 몸에 대해 국가의 허락은 물론 어른의 허락도 필요 없는 세상이 필요합니다. 국가는 우리의 몸을 불법으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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