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눈으로 본 학교폭력 3] 당신은 과연 학교폭력 앞에서 떳떳한 사람인가?

아수나로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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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과연 학교폭력 앞에서 떳떳한 사람인가?


- 글쓴이 : 김선경

- 게재일 : 21.04.14


나는 평범한 고3이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지난 11년 동안 학교라는 크다면 큰 공동체에서 생활했었고 앞으로도 생활할 예정이다. 또 학교폭력 연속 기고에 참여하여 글을 썼지만, 글을 쓰면서 '내가 이 글을 쓸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나는 누구를 때린 적도, 언어폭력을 가한 적도, 누군가의 금품을 갈취한 적도 없지만, 그저 '평범한'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래서 정당화된 학교생활을 보냈기 때문이다.

'평범한' 학교생활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정의한다. '경쟁'이라고, 학교는 경쟁을 정당화시키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경쟁은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순서를 매기는 학업 능력부터 시작해 '학교폭력'까지 정당화한다. 학교폭력은 누군가에게 신체적 폭력을 가해 상처가 눈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안 보일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알아차리가 어려울 수 있다. 나는 친구가 등교를 안 한 날 혼자 급식실에 가서 밥을 먹는 게 두려워 밥을 굶은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하루 동안 혼자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짝꿍이 없는 나로 인해 눈치를 주고받는 친구들. 무시되어가는 나의 의견. 손을 내밀 수도 있는데 내밀어주지 않고 가만히 있는 친구들의 태도. 그리고 다음날, 다시 친구가 내 옆에 있을 때 나는 혼자 있는 친구를 보며 '내가 아니여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이때 무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였던, 이기적인 방관자이자 뻗은 손길을 무시하는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였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요즘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누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혹은 방관자인지도 모르게 눈에 보이는 사건만 보며 다른 이들을 비판하는 방식 말이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는데, 2012년부터 시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음과 동시에, 스포츠계, 방송계, 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인사들의 학교폭력 폭로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학교폭력 폭로를 하는 것은 그 시절의 듣지 못한 사과를 받거나, 해결하지 못했던 일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학교폭력 사건의 폭로 양상을 보면 단순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넘어 언론의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기사와 함계 이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은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고 욕, 인신 협박을 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가해 의혹이 있는 사람이 여성인 경우 매체 이용자들이 당사자에게 학교폭력과 아무런 상관없는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1). 실제로 아이돌 그룹 이달의 소녀에서 활동하고 있는 츄는 2021년 2월 22일 네이트판의 한 폭로로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있었으나 허위 사실로 밝혀져 무고한 피해를 입었고2) 세븐틴의 민규도 학교폭력 폭로로 활동을 일시중단했지만 결국 해당 사건은 폭로자의 과장된 폭로로 밝혀졌다.3)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들이 겪었던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언어폭력과 심리적 고통은 아무런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

필자의 주장은 학교폭력 폭로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있는 당사자에게 대중과 언론이 가하는 무차별적인 가해에 동조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평범'했던 학교생활 속에서 누가 학교폭력의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 였는지... 또 우리가 그들을 욕하고, 배척하고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마녀사냥의 집행자와 같은 권한이 있는지 말이다.




1. 수진에게 학폭 당한 것 맞다" 서신애 입장문 공개 / SBS / 굿모닝연예 2021.3.29. -SBS뉴스의 댓글을 보면 가해 사실 확인 이외의 인신공격, 성희롱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2. "과장된 내용, 각색" 이달의 소녀 츄 학폭 폭로자 하루 만에 사과(종합) 2021-02-24 -<서울신문> 최선을 기자

3. 세븐틴 민규, '학폭' 의혹 벗었다…활동 재개 [전문] 2021-04-07 –iMBC 장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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