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는 청소년인권운동 프로젝트 보고

김찬
2023-12-19
조회수 376



넓어지는 청소년인권운동 프로젝트 보고


아수나로 상근활동가들은 청소년들을 어떻게 만나고, 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지원을 받아 <넓어지는 청소년인권운동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를 공유드립니다.


- 이번 사업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알려주세요.

이번 사업은 “청소년들을 어떻게, 어디서 만나야 하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청소년운동은 오랫동안 운동하며 만들어낸 성과인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청소년들의 삶과 시간을 통제하는 입시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요. 정말로 세상은 청소년들이 살기 더욱 더 각박해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알겠지만 학생인권 후퇴와 입시경쟁 강화에 저항하는 청소년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만 보더라도 새로 가입해서 활동가가 되는 청소년의 수가 코로나19 이후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요. 아수나로는 당사자의 직접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그런데 함께하는 청소년 당사자가 줄어들고 있다니, 정말 많은 활동가들이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수나로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제들이 청소년들에게 가닿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전통적으로 내세워왔던 학생인권을 보장하라는 구호가 정말로 학생인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에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구호로 다가가고 있는 걸까? 왜 이렇게 우리의 운동은 활동가들만의 외침으로 남고 있는 걸까? 운동에 참여하는 청소년 당사자가 없어지는 상황과 아수나로의 의제에 대한 고민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ref] 테스트합니다 [/ref]


- 사업을 통해 어떤 활동을 진행하셨는지 활동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첫 번째로 진행한 사업은 주민운동 세미나였습니다. 청소년 조직화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조직화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을 가진 운동이 있다는 것을 접했습니다. 주민운동이었습니다. 주민운동은 운동의 당사자를 만나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며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방법론을 가진 운동이었는데요. 사람들을 모아 공동체를 조직하고자 한다면 어떤 사회운동에서나 접목가능한 보편적인 방법론을 가진 운동이었습니다. 4과정(예비-준비-조직-조직건설) 10단계(현장 들어가기-주민 만나기-조직화 밑그림 그리기-지도력 형성-행동계획 세우기...)라는 체계로 이론을 정리해두고 있고, 세부적인 단계들마다 지켜야 하는 원칙과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랜 역사와 경험을 사례로 해두고 있어, 실제 현장의 조직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민운동교육원 트레이너로 활동하시는 분을 모시고, 총 5차례의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사진] 주민운동 세미나의 모습이다.


매번 세미나에는 과제가 있었는데요. “청소년 만나기”라는 과제였습니다. 부산 동래구와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을 세미나 전에 만나서, 그들의 삶의 욕구와 현실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주민운동에서는 조직하고자 하는 주민들을 많이 만나서, 그들의 삶을 공부하고 운동의 이슈를 찾으며 계획을 세워나가는 방법으로서 “주민 만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청소년 만나기”로 바꿔서 실천했던 거죠. 그 결과, 총 8명의 청소년을 만나 1시간 이상씩 대화를 나누며 알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삶과 욕구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우리가 청소년들과 만나지 않고 있었구나라는 반성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했던 사업은 청소년 공동체 지원기관 사례조사였습니다. 청소년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그들을 공동체로 묶어내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관 또는 단체를 방문하여, 핵심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의 요청에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교육문화공간 틈, 관악사회복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활동가 분들께서 응해주셨는데요. 기관/단체들이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 청소년과의 관계맺을 때의 주요한 원칙들 등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결과,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났던 사례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실제 아수나로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한 아이디어, 그 과정에서의 원칙 등 단체/기관에서 지켜나가고 있는 가치들은 아수나로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데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진]청소년 공동체 지원기관 사례조사 모습이다


이렇게 총 2가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수나로가 청소년들을 만나온 방식과 태도를 되돌아보고, 청소년과 함께하는 운동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고민들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새로운 활동 전망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져 아수나로 총회에서 회원들과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 이번 사업으로 얻게 된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사회운동을 청소년과 함께하기 위한 전략이 부재했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청소년들은 가지고 있는 소수자성, 경제적 지위, 사는 마을과 학교에 따라 삶이 천차만별로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청소년을 타겟팅하며 모호하고 추상적인 대중을 운동의 주체로 생각해왔습니다. 우리가 삶을 바꾸고자 하는 청소년들은 누구인지, 그들을 어떻게 만나고 관계맺을 것인지, 그들이 겪는 삶의 문제를 어떻게 발굴시키고 외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재했던 것입니다. 또한 운동의 주체로 상정해왔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청소년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과도 저희는 만나지 않았다는 성찰을 했습니다. 아수나로에 소속되어 이미 청소년 인권의 가치에 동의하는 회원들과만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나눴지 단체 바깥에 있는 청소년들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런 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아수나로는 제32회 총회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고, 내년도 활동 계획을 새롭게 세울 수 있었는데요. 청소년들을 더 많이 만나서 인터뷰하고, 그들의 욕구와 삶의 처지를 이해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와닿는 운동을 조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동 단위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조직하는 어린인권센터(준)을 아수나로 부설기관으로 설치하려 합니다. 또 주민운동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주민조직가 기초훈련에 참여하여 청소년 조직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입니다. 이렇듯 아수나로는 지원사업을 통해 지금까지의 청소년 조직화 방식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운동 방식을 모색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사회적 현안에 개입하거나, 의제를 제기하는 실천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후퇴 대응 등 당면한 인권 후퇴 상황에 대응하는 활동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청소년인권이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조직화된 힘이 필요합니다. 활동가들만의 주장이 아닌 실제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말을 통해 청소년인권이 이야기될 때 세상은 변화합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을 모으기 위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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