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대응팀] <교사도 '참교육'을 원하지 않는다> - 교사가 바라본 웹툰 '참교육' 인터뷰

아수나로
2021-02-08
조회수 629


네이버에서 인기 웹툰 1위를 달리고 있는 웹툰 <참교육>, '참교육'이라는 단어는 1985년 결성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핵심 가치이기도 했는데요. 

교사가 바라본 웹툰 <참교육>은 어떨까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인 조영선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요즘 미디어에서는 참교육이라는 의미가 ‘무지한 사람에게 폭력을 사용해 한 수 가르쳐준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참교육’이라는 표현은 전교조에서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나?

 

‘입시에서 해방된 교육을 하자’라는 취지에서 참교육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일베(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민주화, 산업화 같은 단어가 오용된 것처럼 참교육이라는 단어역시 기존의 의미와 다르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베를 넘어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웹툰 <참교육>을 본 적이 있나? 교권보호국 소속 ‘나화진’이 학교에 파견 나와 학생 간 폭력의 가해 학생을 체벌하며 학교의 영웅이 된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았는지?

 

전반적으로 이 서사가 체벌이 학교 현장에서 금지되기 시작했던 7~8년 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소위 ‘일진들이 설치고 다니는 것’에 대해 교사가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사가 개입해서 해결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데 학생 간 폭력 문제 해결의 주체로 교사를 등장시켰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체벌이 금지되기 전에도 되기 전에도 물론 어떤 학생들은 학급 내에서 약한 학생들을 때렸다. 하지만 주로 교사에게 들키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교사가 폭력 가해자를 체벌해서 징계하는 일은 거의 있지 않았다. 따라서 체벌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해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을 더 괴롭히게 되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체벌 금지가 학생 간 폭력에 애초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간 학생 간 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분으로 인해 생활기록부에 학교 폭력에 가담한 사실이 기재될 수 있게 되었고, 고등학교는 퇴학 조치가 가능해지기도 했다. 제도적으로 가해 학생에게 가해지는 징벌이 커졌기 때문에 그런 일에 연루된 학생들은 학교에 끝까지 다닐 수 있지 않게 되었고, 학교 폭력 행위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따라서 체벌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많은 학생들이 약한 학생을 때리게 되었다는 말은 학교 현장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 만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무기력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피해자가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서사가 아니라 강한 사람이 나타나서 대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피해자가 무력한 상태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폭력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당사자가 힘을 가져야 한다. 한번 때렸을 때 대들고 반항하는 사람한테는 다시 폭력을 가하기 어렵지만, 힘없이 울고 비는 모습을 보일 때 더 쉽게 폭력을 가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 안에 권력 구조를 좀 더 수평적으로 만들고, 학생들이 힘을 가지고 교사와 대등해질 때 폭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사도 나한테 어떻게 못하는데 쟤가 어떻게 날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웹툰 <참교육>의 배경은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교권이 땅으로 떨어졌다.'고 말한다. 체벌 금지 정책과 교권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사람을 체벌할 권리나 징계할 권리가 사람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 민주국가에서 거의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면,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 징계를 할 때에는 징계위원회에 보내 적합한 절차를 밟게 한다. 직접 그 자리에서 징계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건 권리가 아니라 폭력이다. 교도소에서 태형이 심판된다 해도, 적어도 그걸 임명하는 사람과 직접 하는 사람은 구분되지 않나. 그런데 체벌은 직접 체벌을 하는 사람이 체벌 여부를 결정하고 직접 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는데도, 지금껏 교사가 학생을 직접 그 자리에서 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교권이 많이 실추된 것처럼 보인다.

 

교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에는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하기 때문에 교사 개인의 연락처로 소통을 하다 보니 교사들이 사생활 침해를 많이 호소한다. 그런 문제는 교사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경우라 인정할 수 있다고 해도, 학생들이 수업을 안 듣는 것이 교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는 이유는 교사를 무시하거나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업을 들을만한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수업이 이루어지면서 이전처럼 학교에 다니는 게 입시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고, 학교에 다니는 의미 자체가 별로 없어졌다.

 

제가 늘 이야기하는 게, 학생이 교사에게 욕하고 때리는 건 정말 가끔씩 일어나기 때문에 언론에 나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욕하는 건 너무 자주 일어나니까 언론에 나지 않는다. 같은 폭력 상황에 대해서 너무 비대칭적으로 다루는 것 같다. 언론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느낌이다.

 


웹툰에서 학생 간 폭력 문제가 무겁게 다루어지는데,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 간 폭력에 대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학생 간 폭력이 일어날 때 피해자중심주의가 지켜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간의 공간 분리가 즉시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활기록부 기재와 같이 가해 학생에게 크게 불이익이 되는 조치만 진행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해 학생은 자기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가해학생은 일단 자신의 폭력 사실을 부인하려고 하고, 피해 학생은 피해 학생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 같다.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는 어떻게 더 평등해질 수 있을까?

 

진정한 수평적 관계는 교사가 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가능하다. 말로만 수평적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관계가 수직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요즘에는 체벌을 하는 것보다 생활기록부 기재가 학생들한테 더 압박이 되는데, 실제 교사가 얼마나 생활기록부에 나쁘게 쓰는지와 상관없이 교사가 자신의 생활기록부에 안 좋게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압박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가능하지 않을 때 조금이라도 수평적인 관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면 공동체를 위해 교복을 입는다는 것이 학생들 간에 합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개인적인 생각이 규범이 될 수 있다. 학생이 다른 학생한테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교복을 입는 거야’라고 하면 그 학생이 말을 들을까? 그게 교사니까 가능한거지. 머리가 노란 게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걸로 벌점을 매기거나 공동체의식이 부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게 권력관계가 치우쳐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러한 권력관계가 유지되는 한 진정한 민주시민‘교육’은 오히려 이루어지기 힘들다.

 

 

1 0